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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산업기능요원, 복무만료
    잡담 2020. 9. 13. 17:47

    산업기능요원, 복무만료

     

    현역병입영대상이 병역특례 산업기능요원으로 복무를 대신하면 34개월을 복무해야 합니다. 저의 경우 첫 직장에서 복무를 희망하기 위해서 37개월을 복무했습니다.

    (당연히 군복무를 때우는 강력한 이득이 있습니다만) 현역 장병들의 고충과의 상대적인 비교를 하지 않고, 누구나 그렇듯이 - 이른 단체생활은 그렇게 즐거운 일이 아니었습니다. 비교적 수업이 적고 자유로운 대학생활과 달리, 산업기능요원은 15일 정도의 연 휴가를 제외하면 빡빡한 9~6시 근무를 하는 것이었습니다. 당연히 3년동안 회사생활을 하니까 많은 애로사항이 있었습니다.

    이것은 산업기능요원을 하지 않았더라도, (군복무 면제 판정을 받아) 대학교를 졸업하여 기업에 취직했을 때 겪어야 하는 문제였다고 생각합니다. 통계적으로 많은 신입들이 1년 이내에 퇴사를 선택합니다. 군복무기에 퇴사는 하지 못했고 피로가 좀 쌓인 편이었습니다.

    정보처리(프로그래밍) 분야의 경우, 산업기능요원은 군 복무가 끝나도 연봉을 재협상하여, 복학할 때까지 어느 정도 회사에 남아서 일반 개발자로 복무하다 일하곤 합니다. 알바보다 월급 잘 나오고, 개발직으로서의 경력 연속성이 있다는 이점이 있습니다.

    이는 데브시스터즈같이 복지 좋고 노동 강도가 약한 회사에 복무하거나, 일부 커리어 욕심이 큰 워커홀릭, 혹은 가정사정상 자기 생활비를 벌어 써야 하는 복무자가 많이 선택하는 편입니다.

     

     

    저는 이미 복무 중간부터 퇴사를 하고자 하는 의지가 명확하였고, 3개월 정도 전에 대표님과 개발팀장님께 퇴사하겠다는 의지를 간략히, 1개월 전에 퇴사하겠다는 의지를 명확히 표했습니다. 일하는 것에 질린 게 보였으므로, 간단히 양해를 해 주었습니다. 첫 직장에서 이직하겠다고 선언했을 때, 첫 직장 사장님이 사표를 수리하기 싫어서 일주일이나 도망다녔던 것을 생각하면, 마지막 직장에서의 대표님과 팀장님의 양해가 다행스러운 일입니다.

     

     

    회사와 협의를 함으로써 연차를 11개 써 두지 않고, 복무완료일 직전에 말년휴가식으로 11개를 씀으로써, 9월 1일에 퇴사할 수 있었습니다.

    말년에 시간은 드럽게 안 갔고 (ㅡ_ㅡ) 맥용 전역일계산기를 직접 개발해 피시에 띄워 두고, 오픈카톡방의 익명 디데이에 일일히 매일 디데이를 갱신하고, 핸드폰 위젯으로 전역일계산기를 띄워놓는 등의 다양한 노력을 했습니다. 전역일은 하루하루씩 지워졌습니다.

    빠르게 개발한 어플리케이션

     

    그러던 중에 COVID-19가 다시금 대유행하면서, 회식과 외출을 기피하는 사회적인 경향이 강해졌습니다. 이로 인해 개인적으로 계획했던 자체 복무만료 축하연이 모조리 취소되었다는 점입니다. 심지어 한 계획에서는 예약금까지 이미 다 받아놨는데, 9시 이후의 취식을 금지시키자 뭐 별다른 선택이 없었습니다. 아무튼 예정보다 별다른 뒤풀이 없이 퇴사를 하게 되었습니다.

     

     

    전사 재택근무가 돌아가는 와중에도, 직원분들이 복무완료를 기념으로 롤링페이퍼와 꽃다발이 온라인으로 써서 인쇄해 받을 수 있었습니다. 올해 생일에 직원들에게 생일축하 케이크도 받았는데, 무척 감사한 일입니다.

    이전에 첫 직장에서의 근무 후기를 작성한 일이 있습니다. 당연히 두 번째 직장에서의 근무 후기와 애로사항도 작성할 예정입니다만, 일단 다음으로 미루도록 하겠습니다.

     

     

    복무완료 후에?

    3년동안 오래 복무했고 바로 학교로 돌아가고 싶은 생각이 없었습니다. 현역병으로 복무를 마친 고등학교 동창들이 페이스북이나 인스타그램으로 해외여행 사진을 많이 올렸습니다. 직장인으로서 저는 3년동안 극히 제한적일 경우에만 휴가를 갈 수 있음을 생각하면 유감스러웠습니다. 따라서 바로 해외여행을 가기로 생각했습니다.

     

    제가 복무완료를 하는 시점은, 군복무를 제 고등학교 친구들의 취직시기와 정확히 맞물리게 되었습니다. 복무 중 주말은 한가했던 저와 달리, 공대 다니면서 조별과제나 계절학기 재수강까지 하면서 바쁘게 살았던 친구도 있었고, 방학때마다 해외여행을 다녔던 친구도 있었습니다. 그들의 공통된 관심사는 취직이었고, 해외여행은 이미 많이 가서 질렸거나, 취직에 바빠서 생각도 할 수 없거나 둘 중 하나였습니다. 대규모 불경기의 역병이 불어닥쳐, 모두 졸업유예나 휴학을 선택하게 되었습니다.

     

    또한 저로서도, 모든 국가가 외국인의 단순 방문이 전면 금지되어 제 목적을 달성하기 어렵게 되었습니다. 그런고로 복학을 일단 하고, 내년에 해외여행을 다시 목표하기로 즉흥적으로 결정했습니다. 학교가 통학하기에는 끔찍하도록 멀고 대학 생활에 별로 미련이 없기에, 비대면인 상황을 가능한 활용하도록 했습니다. 수강신청을 미리 하지 않아서 끼워듣는데 어려움이 있었지만, 수강신청 사이트를 지속적으로 관찰하여서 적당한 시간표를 얻어냈습니다.

     

     

    비대면 대학교 생활

    휴학전에도 대학교는 OT도 MT도 밥약도 일체 안 잡고 밥도 혼자 먹었으므로, 같이 강의를 듣는 학생은 존재하지 않았습니다. 3년이나 일하고 복학하는 것이기에 15학번들이 그다지 많이 남아있지 않았다고 생각했는데, 15학번은 물론 그 전학번도 많이 남아있다는 것이었습니다. 보통 졸업학기나 초과학기생들이 아직 남아있어 보였습니다.

     

    제가 복학하는 것은 3학년 2학기입니다. 복학하자마자 중간고사에 치여 살고 싶지는 않았기에, 가능한 과제와 팀프로젝트로 정기고사를 대체하는 수업을 신청했습니다. 그 중에는 (날로 먹기 위해) 어플리케이션 개발이 중간대체인 수업도 있었습니다.

     

     

    아무튼 친구가 없으므로, 적당히 제 이력서를 수업 게시판에 빠르게 모집하는 방식으로 팀원을 모집했습니다. 적당한 느낌으로 팀원을 긁어모을 수 있었고, 당연히 모집책인 제가 조장이 되었습니다.

    3년만에 어쨌든 복학을 하면서 과제의 경향이 크게 바뀐 것 같습니다. (여기서부터는 상당한 불만이 들어갑니다만) 서울대는 너무 과도하게 수업자에게 친절하지 않은 경향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론에 대한 수업을 들으면 일절 넘파이, 파이선 같은 것에 대한 안내도 없이, 넘파이와 파이선으로 구현을 해 오라는 과제를 턱 내주곤 합니다. 3년동안 현업에서 일하다 온 저도 넘파이와 파이선에 익숙하지 않아서 당황스러운데, 일반고를 졸업해서 개발 경력이 얼마 안 되는 재학생을 전혀 고려하지 않음은 물론입니다.

     

     

    이것을 느낀 것은 기업연계 기말/대체 졸업필수 3학년 과목을 하나 들으면서 더 들었습니다. 복학하기 전만해도 무난하게 기업에서 필요한 것 무급으로 개발이나 하는 정도였는데, 3년새 프로젝트의 분위기가 크게 바뀌었습니다. 프로젝트의 90%가 딥러닝에 관련된 연구에 관련되었습니다. 아는 머신러닝 개발자에게 물어보니, 단순 모델 구현이 아니라 성능 개선에 관련된 것이기 때문에, 머신러닝에 관심이 없는 학사는 고생을 할 수밖에 없을 거라는 조언을 들었습니다.

    이 전필은 3학년 과목으로, (3년 전 기준으로) 기껏해야 리액트나 3개월 프로젝트 나 했던 학부생에게 갑자기 딥러닝 개발의 공부와 프로젝트를 병행하라니, 굉장히 불합리한 일입니다.

    아무튼 눈치싸움에서 이겨 90퍼 중에서 10퍼센트를 차지하는 일반 개발 프로젝트를 지망하게 되었습니다.

     

     

    교환학생, 운전면허, 취미생활

     

    학교 생활에 대한 별다른 미련이 없으므로, 외국생활에 대한 동경도 있고 해서 교환학생을 알아보게 되었습니다. 여기에는 몇 가지 변수가 있습니다. 첫째로, 학점 정렬로 소환되는 교환학생 특성상 학점이 높은 편이 아니라서 불이익을 받을 것이라는 것입니다. 두 번째로, 코로나가 언제 끝날 지 모른다는 점이었습니다. 세 번째로, 토플 점수를 취득해야 되는 것입니다.

    나름 자신만만하여 토플을 봤습니다만... 고득점을 얻은 청해와 독해와 달리, 작문과 회화에서 교환학생 과락에 미치는 점수를 받았습니다. 짧고 굵게 교환학생 과락만 넘기고 토플을 졸업하기 위해, 9월에 주변인에게 추천을 받은 그룹과외를 끊었습니다.

    저는 교통이 발달하거나 택시가 값싼 나라를 여행했으므로, 운전면허의 필요성을 못 체감했습니다만, 미국이나 제주도를 여행할 때를 대비해서 운전면허를 따야 한다고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오전과 금요일을 비워 두었으므로, 그 기회를 이용해서 운전면허 필기를 취득하고 학과강의를 들었습니다.

    그 이외에도 풀타임 근무를 하면서는 제대로 하지 못했던 새로운 취미생활을 해 보고 싶으므로, 토플을 따고 운전면허를 취득하면 여러 강습을 해보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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