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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만 가오슝 여행] 둘째 날, 보얼 예술 특구, 용호탑, 류아허 시장을 둘러보고 딘타이펑을 가다
    여행/대만 가오슝 여행 2020. 1. 19. 02:05

    대만 가오슝 여행 2일 차 일지

     

    여행 둘째 날, 용호탑과 보얼 예술 특구, 류아허 시장을 둘러보다

    1. 창문 없는 호텔 방, 깜깜한 아침에 눈을 뜨다

    호텔 숙소에 처음 도착했을 때는 위화감을 못 느꼈다. 뭐가 문제인지 알게 되었다. 창문이 하나도 없었다. 채광이 없으니 불을 끄면 밤이고, 불을 켜면 낮이었다. 아침이 언제 아침인지 알 도리가 없었다. 일어나니 8시이긴 한데, 밀폐되어 있어서 방이 깜깜했다. 공기도 왠지 답답해서 숨이 턱턱 막혔다.

    호텔식은 죽과 빵으로 이루어져 있었다. 음식이 그렇게 입맛에 맞진 않았다.

     

    2. 화창한 겨울 아침, 현지 예술가들의 아지트 보얼 예술 특구를 관광하다

    숙소 근처 보얼 예술 특구라는 관광지가 있어서, 그곳으로 슬슬 걸어갔다.

     

     

    월요일 겨울이라 그런지 걸어가는 길에 사람들이 많이 돌아다니지 않았다.

     

     

    부두에 있었던 낡은 건물들과 컨테이너들 집단을, 그림을 그리거나 예술품들을 설치해 놓은 곳이었다. 날씨도 화창하고 아기자기한 벽화들의 정취를 즐길 수 있었다.

     

    한국인 관광객들이 천천히 노닐면서 광경을 즐기고 있었다. 건물들이 알록달록 귀여운 그림들의 도화지가 되었다. 사생 대회 열린 듯한 기분이다. 만화 로봇이나 캐릭터들도 관람객들을 반긴다. 주변 포인트들을 놓치기 쉬우므로, 트리플이나 트립어드바이저 같은 정보 사이트를 살펴보며 주요 장소를 살펴보았다.

     

    기찻길 깔린 푸른 들판 위 하마싱 철도 문화 원구를 돌아보다

     

    관람을 하며 건물들을 보며 걸어가다 보면, 푸른 들판에 철도들이 깔린 공원이 나온다. 하마싱 철도 문화 원구이다. 하마싱 철도 문화 원구는 가오슝 최초 기차역을 문화 공원으로 재조성한 곳이다.

     

    세계 2차 대전 때 기차역이 파괴되었고, 다거우 철도 고사관으로 꾸며졌다. 가오슝은 언덕이 없어서, 공원에서 수평선까지 쉽게 볼 수 있다. 현역 미니 열차가 포인트이다.

     

    철도 문화 원구에도 조형물들이 많이 있다. 어딘가를 향해 여행을 가고 싶은 듯한 여행용 가방 모양 조형물이 제일 눈에 띈다.

    구석으로 가 보면, 자연의 소리를 듣는 듯한 메가폰이 있다. 녹원의 소리를 차가운 광택의 메가폰이 듣고 있다. 모양새가 부조화적이다.

    실타래처럼 철들을 이어 만든 듯한 공이 정지되어 있다.

     

    특이한 모양의 구조물에 공중그네가 매달려 있다.

     

    철도 공원 끝에 퇴역한 기차들이 멈추어 있었다. 퇴역하였다고 한들, 상태가 여느 시골 종점에 정차해있는 지하철과 별반 차이가 없었다. 임무를 마치고 영원히 잠에 빠진 기차의 무덤답게, 주변은 한적해서 풀 우는 소리만 들렸다.

    기념이고 하니 빌린 삼각대를 이용해 손수 촬영을 하려고 했으나, 구도가 잘 잡히지 않아서 그만두었다.

    3. 컨테이너 상점가, 포트 웨어하우스를 잠깐 둘러보다

     

    보얼 예술 근처에서 부두 쪽으로 조금 걸어가면, 포트 웨어하우스가 보인다. 관광지면 흔히 볼 수 있는 조그만 공예품을 볼 수 있는 곳이다. 내부는 기다란 컨테이너로, 속칭 인더스트리얼 디자인이라고 하는 컨테이너가 훤히 보이는 건축물이었다. 그곳에 소규모 상점들이 옹기종기 모여서 물건을 팔고 있었다.

    평소에 이런 종류의 공예품들을 집에 사 두진 않으나, 각 국가의 문화를 즐길 수 있는 요소기에 눈요기를 빠짐없이 즐기는 편이었다. 결론적으로 물건들이 썩 마음에 들지 않았다. 문화와 낭만이 담겨 있다기보다는, 무생물의 무개성, 실용적인 물건들이 많이 있었다. 대충 보고 견적을 났으니, 빠르게 밖으로 나왔다.

     

    웨어하우스 뒤편, 동화 속의 전위적인 새하얀 회전목마가 있었다.

    그 외에도 신혼여행에 있을법한 꽃밭과 의자가 있었다. 여성 두 명이 삼각대와 꽃 소품을 들고 인생 샷을 뽑아내기 위해 분발하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 이런 사랑스러운 동화 감성에 별 취향이 없었으므로, 사진만 찍어 두기로 했다.

     

    4. 딘타이펑 가오슝점에서 값비싼 소룡포를 해치우다

    슬슬 배가 고파져서, 어제 헛걸음한 딤섬 집에 가기로 했다. 도보로 가기에는 은근히 멀어서, 현지 앱을 콜택시를 불렀다. 가는 데 100 대만 달러(4000원) 이 들었다. 해외여행 때 택시를 잡으면, 바가지나 언어의 문제 때문에 고생하는 시대는 갔다. 갈수록 자유여행은 쉽고 편리해진다.

    택시를 타고 옌허에 갔다. 하지만 문이 굳게 닫혀 있었다. 서양인 관광객 하나가 스마트폰 하나를 켜고 주변을 두리번거리는 게 보였다. 그 사람도 헛걸음한 게 아닌가 싶었다.

    아무튼 음식점 찾기도 귀찮고 하니, 딘타이펑을 가기로 했다. 딘타이펑은 대만의 고급 딤섬 가맹점으로, 본점은 타이페이에 있다. 대만에 갔다 온 지인들이 꼭 한번 가보라고 하는, 나름대로 명성이 있는 곳이다. 강남에도 하나 있어서 가 보았는데, 센 가격에 비해 그렇게 만족스럽지는 않았다.

     

    가오슝에는 쥐단역, 한신 백화점 지하에 딘타이펑이 있다. 한신 백화점 앞 광장에는 산타복 입은 디즈니 캐릭터의 패널이 있었다. 캐릭터의 영미권 성우가 부르는 크리스마스 캐럴도 들렸다. 날씨가 한국 가을 날씨라 그래 보이지 않지만, 크리스마스 시즌을 막 지난 탓이다. 눈 한 톨 안 내릴 법한 나라이다.

     

    두껍게 껴입은 산타 분장 캐릭터를 보니까 낯설게 느껴졌다.

     

    사람 수를 말하고 국적을 말하니, 대기번호 딸린 번호표와 음식을 주문할 수 있는 빌즈를 주었다. 만두류가 비싼 가격은 감수하고 있었지만, 전체적으로 가격이 싸지 않았다. 단품 하나에 100 대만달러(4000원) 에서 250 대만달러 (10000원) 정도 되었다.

     

    여럿이서 가면 정말 다양한 메뉴를 주문해서 맛볼 수 있었을 텐데, 혼자 여행인 고로 그러지 못한 게 아쉬웠다. 대충 검색해 보니 만두와 볶음밥이 유명하다고는 했다. 볶음밥은 뭐 어디 가나 무난하다고 생각이 들었다. 소룡포 하나, 새우 교자 하나, 자작면 하나를 주문했다.

     

    가격이 423.5 대만 달러 (17000원)이었다. 대만에서 가장 값비싼 식사라고 할 수 있었다.

     

    현지인에게는 아무리 봐도 비싼 가격이다 보니, 손님들은 일본인 가족 관광객들로 가득하여 있었다. 규모 큰 고급 식당에 사람들 바글바글하게 있어 왁자지껄하다.

     

    간판 메뉴라고 볼 수 있는 소룡포에는 육즙이 가득 차 있었다. 맛있기는 했지만, 건대의 화교 소룡포 가게와 별다른 차이는 없었다. 맛있긴 한데, 진짜 천상의 맛 이런 건 아니었다. 소룡포는 맛없을 수 없는 음식이므로, 딱 소룡포에 기대할 만 한 맛있음이라고 할 수 있었다.

     

    자작면은 갈지 않은 대두가 곁들여져 있었다. 우리나라의 짜장면이 돼지고기 기름으로 볶아 느끼하다면, 여기는 콩으로 볶은 듯했다. 훨씬 두부와 간장이 섞인 듯한 맛이었다.

    5. 연꽃 호수 높이 솟은 용과 호랑이 탑을 오르다

     

     

    너무 여유를 부렸다. 예술 특구 하나 돌아봤는데 벌써 3시가 다 되었다. 다음 장소를 물색했다. 용호탑(륭후탑)으로 가는 버스를 탔다.

    용호탑은 용탑과 호랑이 탑으로 이루어진 사원이다. 가오슝 줘잉의 연지담(연꽃 호수)에 두 탑이 고고히 서 있다. 짠내투어가 한창 인기 있을 때 촬영지로 나오기도 했단다. 입구는 용 머리고 출구는 호랑이 머리로, 용에서 나와서 호랑이로 나가면 행운을 준다는 의미라고 한다.

     

    용호탑은 현대식 건축물이라 그런지 예스러운 멋이 느껴지지는 않았다. 그래도 이왕 오기도 했으니 들어가 보기로 했다.

    제작자의 안내책자대로라면 용 머리로 들어가서 호랑이 똥구멍으로 나와야 한다. 나는 제작자의 의도를 잘 따라주는 사용자가 아니므로, 그 반대 길로 올라갔다. 우스꽝스러운 호랑이 대가리를 통해 들어갔다. 호랑이 몸속에는 온통 불교 탱화가 그려져 있었다.

     

    용호탑은 모두 중앙이 나선 계단으로 되어 있어서, 올라갈 수 있게 되었다. 7층으로 되어 있는 호랑이 탑을 하나씩 올라가니까, 팔각 창문 밖으로 보이는 용의 탑도 높아지고 시야도 넓어졌다. 꼭대기까지 올라갔다. 아찔한 높이의 용의 탑 끝에 넓은 연화담이 펼쳐 보였다.

     

     

    연지담에서는 단연 용호탑이 돋보이나, 호숫가 주변에는 용호탑 외의 몇 가지 관광지가 더 있다. 그중에 바로 옆에 있는 오리정을 둘러보기로 했다.

     

    오리정은 호수 한가운데 있는 정자이다. 정자로 가는 길은 좁은 길에는 중화 풍의 빨간 가로등이 끝없이 이어져 있고, 길 끝 보이기 직전 아슬아슬한 곳에 조그맣게 오리정이 보인다. 해가 지기 직전의 아슬아슬한 지점에 방문했을 때 오지 않아 아쉽다.

     

    6. 하이즈빙에서 과일 푸딩 우유 빙수를 4천원에 맛보다

    무계획으로 돌아다니며 관광하다 보니, 다른 관광지를 더 둘러보기엔 모호한 시간이겠다. 아이허 강의 야간 유람선이나 보러 가기로 했다. 지도 앱에 위치를 찍고 갔는데, 마침 하교하는 고등학생들이 승차하여 버스가 복작복작했다. 원래는 바로 아이허 강에 가려고 했는데, 빙수가 먹고 싶었다.

     

     

    마침 가는 길에 조금만 위치를 틀면 빙수집이 있길래, 대만 빙수를 맛보러 딴 길로 샜다.

     

     

    나름 안내서에 나온 빙수집, 하이즈빙이다.

     

    가격은 100 대만 달러 (4000원) 언저리이다. 호화로운 디저트가 밥값을 후려친다는 점을 참작하면, 나름 가성비 맛집이다. 벽에 낙서들이 많이 쓰여 있는 게, 고등학생들 많이 다니는 학교 옆 분식집 같다는 느낌이 들

    었다. 가격대도 저렴하고 주변에 학교도 있으니, 주변 학교 학생들이 즐겨 먹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점원이 주문하러 오지 않고 직접 주방에 가서 돈을 내고 빙수를 주문해야 한다. 망고 빙수가 가장 유명하다고 해서 냉동을 주문하려고 했다. 점원이 겨울철이라 냉동으로 망고가 제공된다고 경고를 하였다. 괜히 경고하는 게 아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과일 푸딩 망고를 주문하고, 얼음을 우유 얼음으로 변경했다. 90 대만 달러 (3600원) 되시겠다.

     

    가격이 가격이니만큼, 화려한 빙수는 아니었고 시골 할머니가 해 주는 투박한 느낌이 났다. 달다구리한 시럽과 연유를 듬뿍 뿌려서 불량 식품의 맛이 났다. 거기에 차갑고 달콤한 바나나, 수박, 멜론, 파파야가 무심한 듯 뿌려져 있었다. 설빙에서 맛볼 수 있는 고급스러워 보인 맛은 아니었다. 자연의 신선하고 상쾌한 맛과 부드러운 우유 얼음, 인공적인 푸딩과 시럽 연유. 달콤하고 시원한 맛을 즐길 수 있었다.

    7. 조그만 보트를 타고 가오슝 아이허 강의 야경을 돌아보다

     

    마지막으로 아이허 강의 야경을 보기 위해 유람선 승차장으로 향했다.

     

    20분 정도 조그만 통통배를 타고 강 전체를 둘러보는 코스로, 가격은 150 대만달러 (6000원) 이었다. 유람선을 타고 한 바퀴 돌았다. 형광등 켠 빌딩들, 중형차 건너는 불빛 밝은 교량들, 유람선 레스토랑에서 저녁을 즐기는 손님들이 보였다. 대만의 야경은 한국이나 일본의 것과 비슷했다.

     

    한 번쯤 와 보았으니 이왕 기념으로 볼 만하지, 그렇게 뭐 풍경이 개성 있다거나 하는 건 아니었다.

    아침은 화창한 초가을 날씨 수준이라 반소매를 입고 다닐 만했지만, 밤이 되니 날씨가 쌀쌀해져서 추워졌다. 호텔에 돌아가서 좀 쉬었다. 원래는 빌린 삼각대를 이용해 야경 촬영을 시도해 보려고 했지만, 계획을 변경했다. 저녁 8시가 까무룩 넘어갔다.

    8. 늦은 밤 고급 훠궈집에 문전박대당하고 1인 훠거집을 찾아 들어가다

    대만의 음식점들은 보통 9시 정도가 되면 문을 닫는다. 그래도 훠궈 음식점은 비교적 늦게까지 영업하는 편이다. 한동안 마라 열풍이 불면서 대중화되면서 조금 알려지게 되었다. 건대 등 중국인들이 많이 사는 지역에 드문드문 보이게 되었다.

    훠궈는 얼얼하게 매운 마라 국물인 홍탕과 담백하고 심심한 국물인 백탕을 끓여 만든 음식이다. 짬짜면 그릇같이 생긴 원양탕에 홍탕과 백탕을 넣고, 끓는 국물에 채소와 해산물, 고기를 곁들여 먹는 음식이다. 고기와 해산물이 들어간 탕이 대개 그렇듯이, 훠궈도 고급음식이다. 가격이 1~2만원 정도 된다.

    중화권 나라에 방문도 했으니 훠궈는 한번 맛보고 싶었다. 예산이 저렴한 여행객은 가맹점에서 6000원 정도의 저렴한 마라탕에 소고기 정도를 얹어 먹는 데 만족한다. 반면에 본격적으로 훠궈를 즐기고 싶은 사람들은 정통 훠궈를 25000원 내외로 먹는다.

    중간이 없는 메뉴 선택을 하자면, 가성비가 주는 유혹이 상당하다. 이렇게 고민하는 중, 싼 건 다 이유가 있고 이만 원이면 무난한 선택이라는 조언을 메신저로 받았다. 또 귀가 얇아서 그런 식으로 말하니까 또 혹하게 되었다. 큰맘 먹고 비싼 훠궈를 먹으러 버스를 탔다.

    가오슝 내에서 가장 비싼 무한리필 훠거점, 마라장원으로 갔다. 하겐다즈를 무한으로 먹을 수 있다는 리뷰처럼, 문 앞에 하겐다즈 제휴 스티커가 붙어 있었다. 하지만 손님 한 명은 받지 않는다고 해서 문전박대당했다.

     

     

    이때가 9시쯤 되어서 대부분의 가게가 문을 닫았는데 배는 고프고 아주 몹시 곤란했다. 이정도 되면 트리플에 정보가 별로 없어서 쓸모가 없었다. 트립어드바이저를 켰더니 그래도 좀 정보가 있었다. 근처 1인 훠궈점에 들어갔다.

    190 대만달러 소고기에 약간 얼얼한 단계의 매운 마라 국물을 주문하고, 새우볼을 추가했다.

     

    선지가 두 덩이가 있는 마라탕에 소고기 다섯 점 정도가 위에 올려놓아 진 상태로 나왔다. 맛은 적당히 얼얼했으나, 양배추가 과히 많았다. 간처럼 생긴 오리 선지가 두 덩이를 숭덩숭덩 썰어서, 마라 국물 밑에 가라앉아 있었다. 한 덩어리는 먹었으나, 두 덩어리까지는 비위가 상해서 먹지 못했다. 그 가격치고는 그래도 무난하게 가성비 있게 먹었다.

    10. 늦은 밤 열린 류야허 야시장을 둘러보다

     

    저녁 식사를 한 곳 근처에 류야허 야시장이 있었다. 이왕 나왔으니 한번 둘러보기로 했다.

     

    굉장히 쾌적하고 좌판 사이가 넓은 데다가, 사람들이 앉을 수 있는 식탁은 깨끗하게 관리되고 있었다.

    관광객을 위해서 만들어둔 느낌이 강했다. 손님들도 현지인보다는 일본인과 한국인들이 안주를 먹는 느낌이 많았다. 능숙한 한국어로 지파이, 굴전, 과일가게 등등이 호객행위를 했으나, 끌리는 요소가 그다지 없었다. 애초에 좀 크기가 작기도 했고, 줄을 서서 먹는 듯한 맛집이 있어 보이지도 않았다. 다만 얼얼해진 혀를 재워줄 건 필요했기에 아이스크림을 50원 주고 사 먹었다.

     

    소프트아이스크림이란 음식은은 맛없을 수도 없고, 그렇다고 특별히 맛있을 수도 없는 디저트이다

    워낙에 기념품을 사질 않고 술안주에 조예가 깊지 않으므로 가볍게 둘러보는 정도로 만족했다. 야시장 드문드문에 젤리 상점들이 포진해 있다.

     

     

    그런 곳에는 시골 같은데 가면 파는 중저가 젤리와 매우 디자인이 유사한 곽에 담긴 공산품 과자들을 팔고 있다. 유키노러브 사의 망고 젤리를 100 대만 달러(4000원)에 팔고 있었다. 난 먹어본 적이 없었지만, 한 번 먹어봐야 한다는 조언을 받았기에 하나 구매했다.

    11. 화려한 사진술로 위장한 미려도 역 광장의 실체를 알아채다

     

    가벼운 야시장 둘러 보기를 끝내서 지하철을 타고 귀가했다. 여행 팸플릿에서 지겹게 보던 그 광장이 보였다. 아름답기로 유명하다는 미려도 역이었다. 가오슝을 찍고 온 인스타 등에서 많이 보였기 때문에 나름대로 기대를 했건만, 생각보다 별로여서 순간 모조 건축물인 줄 착각할 정도였다. 색 바란 플라스틱 기둥 속에 갈아 끼운 지 오래된 형광등이 빛났다. 촬영 구도를 아슬아슬하게 잡아야지 그럭저럭 괜찮은 그림이 나왔다. 결국 대중 매체가 포장한 미려도 역의 실체는 화려한 사진술의 화장을 한껏 받았다. 화려하기로 하면 녹사평역이 더 괜찮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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